태안 기름 유출 사고과 숭례문 전소 사건은 전혀 다른 사건이다. 두 사건은 사건 발생의 원인이 다르고, 결과적으로 환경오염과 문화재 소실이라는 전혀 다른 양상의 사건이다. 그렇지만 사건 발생 후 처리과정을 보면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가 터졌을 때,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기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간구해야 했다. 사고지점에서 기름이 멀리 떠내려가지 않도록 펜스를 설치하고, 그것이 부족하면 2중 3중으로 설치하여, 많은 양의 기름이 해안으로 밀려오지 않게 했어야 했다. 하지만 초기에 예산부족과 인력부족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 더 넓은 바다과 해안이 오염되게 만들었다.

 태안 앞바다 위성 사진

숭례문 전소 사건 역시 비슷한 느낌이 든다. 화재 초기에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것은 화재를 빠른 시간에 진압하여 문화재 소실을 막는 것이다. 모든 화재가 그렇듯이 화재 진압시 건물은 부분적으로 훼손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문화재청에서 문화재의 훼손을 최소한이 되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함으로서, 적극적인 화재진압에 실패, 결과적으로 문화재의 훼손은 극대화 되었다.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까?)

시간대별 숭례문 화재 사진

두 사건은 국가적인 사고시에 정부의 위기 관리능력이 매우 취약함을 증명해 준다. 이런 건 대개 1분, 1초에서 결과가 결정나는데, 미리미리 이런 일을 대비하여 어떤 식으로 결정을 내릴지 정해놓지 않아서 시간 싸움에서 진 거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경우에는 일반 방재작업에 필요한 돈과 인력을 어떤 식으로든 확보하여 최소화를 이룬 다음에 그 자원을 어디서 충당할지 고려했어야 했다. 삼성중공업에서 돈을 배상하게 하든, 다른 행정부의 예산에서 충당하든, 그런 결정은 나중에 하면 되는 거다.

숭례문 전소 사건의 경우에는 문화재청에서 소방방재청의 의견을 제대로 듣고 그 판단에 맡겨 적극적으로 진압을 했어야 했다. 훼손이 되었더라도 전소는 아니었을 것이고 복원이 더 쉬웠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사건, 사고에 이 정도의 위기 관리 밖에 안 된다면 희망이 없다. 911테러 때 미국의 위기 관리능력은 그런 의미에서 남달랐다. 911 테러에 미국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최소한 그 사고 이후의 신속한 사후 처리는 배울만 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경제살릴 생각만 하시는 대통령께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행정부를 만드는 것에도 조금은 관심가져주길 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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