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행복 추구권을 비롯한 많은 기본권을 헌법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보장해 주고 있다. 헌법에서 보장해 주지 않더라도 인간이면 누구나 삶에 필요한 권리가 있다.

죽는다는 건 살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죽을 때 혹은 죽음 자체에 대해서는 인간에게 어떤 권리가 있을까? 존엄사, 안락사, 자살 등 표현과 방식의 차이는 다르지만, 그것들은 모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행위와 그 권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사람이 스스로의 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존엄사(산소 호흡기와 같은 기계적 생명연장장치 사용을 거부)를 선택할 권리가 있는가?
  • 불치병에 의해 고통스럽게 사는 사람이 살아 있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안락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는가?
  •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자살이란 대체로 사회적으로 찬양하거나 동조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종교적인 시각으로 보면 신(神)에 대한 도전이며 죄악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가 언제나 비난받는 것은 아니었다.

자살에 대한 관점은 문화, 종교, 법, 사회제도에 따라 다양하다. 이는 대부분의 종교에서 죄나 부도덕한 행위로 여겨지며, 일부 법에서는 범죄로 보고 있다. 때로는 어떤 문화에서는 수치에서 벗어나야 하거나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명예로운 행위로 보는 경우도 있다. (...) 일본의 사무라이는 자신들의 실수나 실패를 불명예로 여겨 할복하는 것을 명예로 여겼다. (....) 자기 희생은 보통 자살로 여기지 않는데, 그 까닭은 죽음의 목적이 자살이 아니라 남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위키백과 자살 에서

자신의 목숨을 끊은 행위는 그 동기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평가되어 왔다. 또한 어떤 자살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 의해 권유 또는 강요될 수도 있었고 그런 행위가 비난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자살이란 시대와 문화에 의해 평가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택한 죽음을 누군가는 정치적 살인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정치적 존엄사라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도피성의 무책임한 자살이라고 한다. 어떤 종교인들은 '자살은 신을 거역한 죄다'라는 교리에 따라 맹목적인 비난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죽음을 한 가지로 단정하지는 말자. 후에 시대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면 또 다른 역사적인 평가가 있을테니 말이다.

@ 어쩌면 타인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것을 제3자가 평가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 옳다/그르다는 것은 여전히 살아있는 남은 자들에게나 중요한 것이지, 죽은 자에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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