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에 영국 런던에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다. 영국이 유럽연합(EU) 국가 소속이 아니라서 국가이지만, 다른 유럽국가와 다르게 살짝 긴장했다. 먼저 여행 경비를 Euro 가 아니 Pound 로 환전해야 했고, 공항으로 입국할 때 여권을 보여주며 입국신고를 하는 것이 조금은 부담이 되었다. 그래도 영어권 국가라 한편으로는 안심도 되었다.

사실 9월 말에 기존의 체류증이 만료되어 다시 1년을 연장해야 했다. 그런데 관련 서류가 늦어져 10월 초에 비로서 그 서류를 받아서 경시청을 통해 연장 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 만약 그게 제 때 처리가 안 되었다면 영국 여행을 못 갈 수도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영국에서 입국/출국할 때 보다 프랑스에서 출국/입국 할 때 오히려 체류증에 관해 좀 더 깐깐히 따졌던 것 같다.

아무튼 무사히 체류증도 받고, Lyon 공항에서 London Gatwick 공항에 무사히 도착. 입국 심사를 받고 통과할 때 까지 대략 1시간 쯤 걸린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해서 화장실 갔다가 입국 심사대로 향했더니 사람이 꽤 많아 줄을 엄청 섰다. 반면 EU/UK 시민권자들이 입국심사 받는 줄은 엄청 짧고 휙휙~ 금방 통과하던데..

11시 20분 쯤 공항을 빠져나와 미리 예약해 두었던 기차티켓을 발권받고, 조금 이른 점심을 공항내에 있는 Subway 에서 먹었는데, 맛이 영 아니었다. 런던 시내에서 다시는 Subway를 가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고 Victoria Station 으로 향하는 기차에 12시 10분에 올라탔다. 35분쯤 달려서 London Victoria Station 에 도착했다.

London Victoria Station

Victoria Station 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은 간단했다. 초록색 지하철 라인을 타고 쭉 가면 되는 거였다. 출발전에 프랑스에서 미리 구이한 20파운드가 충전이 되어있는 Oyster Card (런던 시내 교통카드)를 개시하여 숙소로 향했다. 문제는 그 지하철이 가다가 중간에 섰다는 점이다. 3 정거장 쯤에서 갑자기 모든 사람이 하차를 하라고 하더니, 그 지하철은 사라졌다. 알고보니 우리가 도착한 10월 19-20일동안 지하철이 부분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우리 숙소를 가기 위해서는 런던 반대쪽으로 우회해서 돌아가는 방법 뿐이었다. 15분이면 갈 거리를 결국 1시간이 걸려 숙소에 도착했다. 

London City Ibis Hotel

체인 호텔이 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Ibis를 좋아하는데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런던 시내에 있는 호텔이라 Ibis 치고는 가격이 비싼 호텔이었는데, 6주전에 예약을 해서 거의 60% 가격에 머물 수 있었다.

일단 힘들게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나니, 임신한 아내의 체력도 고갈이 나고 해서 1시간 정도 쉬었다. 그리고 첫 날이라 무리 하지 않고 가까운 Tower Bridge 만 보고 오기로 했다. 사실 그 날 3시 30분에 Tower Bridge의 다리가 올라간다는 것을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알고 간 상태라 휴식을 그 정도만 하고 숙소를 나왔지, 아니었으면 그날 관광은 없었을 수도 있었다.

Tower Bridge 경계

Tower Bridge 남쪽과 북쪽 경계선에 서서..

Tower Bridge 위에서

Tower Bridge Lift Up

Tower Bridge Lift Up

첫 날 돌아오는 길에 너무 안이하게 관광을 하는 것 같아서 DLR (Docklands Light Railway) 이라는 경전철을 타고 Greenwich 로 향하는 도중에 환승을 위해서 중간에 내렸다가.. 아뿔사 DLR이 Greenwich 까지 운행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보았다. 이것도 부분적으로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돌아왔다. 쓸데없는 돈만 날렸다. 그렇게 첫날 여행은 끝.

둘째 날. 지하철은 어차피 계속 운행이 원할하지 않아서 버스만 타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면 5.3파운드가 드는데, 버스만 타면 하루에 3.2파운드 밖에 들지 않으니 그것이 훨씬 이득이기도 했다. 첫 목적지는 일단 버스를 타고 시내 중심으로 가기로 해서 Oxford Circus 로 향했다. 하지만 일요일 이른 아침이라 상점도 열지 않고 해서, Big Ben 이나 보러가자 하고 가는데, 갑자기 말이 보이는 것이었다. 바로 내려서 가보니 그곳이 Horse Guards. 10시 인데 이미 경비병 교대식을 하려고 말들이 준비하고 있었다.

Horse Guards

St. James Park 에서 바라본 Horse Guards

St. James 공원을 가로질러 Buckingham 궁전으로 향했다. 우리가 이동하는 동안 Horse Guards 에서 교대 준비를 하던 경비병들이 우리를 앞 질러 궁전에 도착했다. 이미 교대식 전이었지만, 사람들은 각자 좋은 위치를 차지 하고 구경하고 있었다. 우리도 적당히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교대식을 구경했다.


Buckingham Palace

점심을 한식당에서 대충 먹고, 국립 미물관을 보러 갔다. Trafalgar 광장 바로 앞에 있는 국립미술관은 회화작품 만을 전시해 놓은 곳으로 규모가 상당한 편이지만, 이미 프랑스 파리 Louvre 박물관과 이탈리아 로마 Vatican 박물관을 보고 나서인지 상대적으로 보기(?) 쉬웠다.

Trafalgar Square

The National Gallery

국립 미술관 뒤편에는 국립 초상화 미술관이 있어서 가볍게 방문해 보았다. 인상적인 점은 국립 미술관, 국립 초상화 미술관 그리고 다음 날 방문한 대영 박물관 모두 입장료가 무료였다는 점이다. 높은 영국 런던의 물가를 생각할 때, 여행객으로서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비록 입구에 계속 무료로 운영할 수 있게 3파운드 정도 기부해 달라는 안내가 있었지만 말이다.

National Portrait Gallery

이것으로 둘째 날 여정이 끝났다.

세째 날. 아침 일찍 대영 박물관으로 향했다. 10시에 개관에 맞추어 도착을 했다. 제일 관심이 있던 것은 역시 이집트 전시관에 있는 Rosetta Stone.

The British Museum

Rosetta Stone

The British Museum Great Court

대략 3시간 정도 구경한 후에, 한식당 "앗싸" 에서 돌솥비빕밥(4.5파운드/1인분)으로 점심을 해결 하고 둘째날 보지 못했던 Big Ben 으로 유명한 국회의사당과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했다.

Westminster Abbey

Westminster Abbey

Houses of Parliament /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에서 바라본 London Eye

London Eye

뉴욕의 Time Square 처럼, 런던의 상징인 Piccadilly Circus 으로 이동해서 잠시 구경을 하고, Leicester Square 까지 걸어 갔다. 그리고 미리 예약해 두었던 Stomp 공연 티켓을 극장에서 발급받고 잠시 커피전문점에서 휴식을 취했다.

Piccadilly Circus

그리고 8시 공연 전에 다시 한 번 Big Ben 과 London Eye 에 가서 런던 야경을 감상했다.

Nightview

London Eye

런던에는 많은 뮤지컬 공연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 Stomp 공연을 선택한 이유는 이것이 난타와 같이 무언극이라는 점이기 때문이었다. 오페라의 유령이나 시카고도 이미 줄거리도 알고 있어서 공연을 보는 데는 문제 없었겠지만, 그래도 외국인으로서 공연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공평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다른 한 편으로는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에서 이미 보았고, 시카고는 영화로 보았다는 점이 Stomp 를 선택하게 했다. 공연 자체는 100분 정도로 길지 않고 무난했는데, 소극장이라 약간 시끄러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난타에 비해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하느라, 줄거리가 좀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Ambassadors Theatre

네째 날. 첫 날에 가지 못한 Greenwich 천문대로 향했다. 천문대 아래 쪽에 국립해양박물관이 있었다. 이 곳 역시 무료.

National Maritime Museum

가볍게 둘러 본 뒤 뒤편 천문대로 올라갔다. 그렇게 가파르지 않았지만, 임신한 아내는 약간 힘들어 했다. 그리니치 천문대도 구경하고 (역시 무료!) 경도의 기준이 되는 본초 자오선에서 사진도 찍고, 내 손목시계도 표준시로 정확히 맞추었다.

Prime Meridian of the World

Royal Observatory Greenwich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서 전날 먹은 한식당 "앗싸"에서 다시 점심을 해결한 후 시간이 조금 남아서, 성바울 성당과 밀레니엄 다리를 구경했다.

St. Paul's Cathedral

Millennium Bridge

그리고 3시 30분 기차를 타고 Victoria Station 에서 다시 Gatwick 공항으로 향했다. 이 때도 재밌는 일이 있었는데, 기차에 타고 나서 기차가 중간 분리가 되어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중간에 나 혼자 내려 역무원에게 물어 보려는 찰라 기차는 문을 닫고 출발했다. 허걱. 아내는 기차를 타고 나는 기차를 못 탄, 매우 이상한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둘다 휴대폰이 있는 상황이라 전화로 연락하여 그 다음 역에 내려서 만났지만, 아내는 여권, 신용카드, 열차 티켓 어느 것 하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악의 여행이 될 뻔 했다. 조금 늦었지만 무사히 상봉하여 공항에 도착했는데, Gatwick 공항에서 1시간 넘게 비행기가 연착이 되어 Lyon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였다. 돌아오는 여정도 가는 여정 만큼이나 Exciting 했다.

더 많은 사진은 Picasaweb 에 올려 놨습니다.

http://picasaweb.google.com/ensual/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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