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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이 기독교인을 향해 뭐라하든 그리고 어떻게 평가를 하든 중요하지 않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또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이었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에 대면해야 한다는 점 역시 동의합니다.

하지만 에콰도르 아우카 부족의 선교사 5명과 이번 선교팀을 비교하기에는 차이점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우카 부족에게 나아가는 모든 이방인이 죽임을 당하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은 분명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라.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선교사의 순교가 필요한 땅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교사들은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이번 선교지 역시 여행제한 국가이며 내전으로 인해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어쩌면 이번에도 여전히 아프간에 대한 하나님의 뜻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라.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선교사의 순교가 필요한 땅이다." 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단기 선교팀이 그 상황을 바로 인식하고, 죽음을 각오하며 순교할 마음으로, 가족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갔을까요? 만약 그들이 그런 인식을 가지고 갔다면, 저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라는 기도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순교하기를 바라는 기도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태가 이 정도까지 될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출발 전 공항 사진을 보면 팀원들 얼굴에 죽음을 각오한 비장함은 없었고, 피랍 후 피랍자들의 언론 인터뷰에서도 그들은 무사히 이 상황이 끝나기 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프간 단기 선교팀의 기도제목에는 안전히 귀국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도제목이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순교를 한다는 생각보다는 짧은 시간 봉사를 하면서 선교지의 상황을 경험하고 돌아오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또한 피랍 후의 그 가족들의 반응을 보면, 적어도 가족들은 팀원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디에도 이번 단기 선교팀은 선교지의 위험에 의한 팀원들의 순교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선교팀원은 피랍이 되었습니다. 이미 2명의 생명이 하늘로 갔습니다. 다른 이들은 죽음의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아프간에 단기선교팀을 파송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는지 아닌지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 하더라도, 순교할 정도로 헌신되지 않은 사람들을 그곳으로 보내는 기독교 지도자들의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피랍 이후 다시는 위험지역에 선교단체를 파송하지 않겠다고 샘물교회가 선언한 것은 이미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선교지로 나아가야 한다는 구호아래, 순교까지 헌신되지 않은 사람을 순교의 위험이 있는 지역에 파송하는 단기선교는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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