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6일.

9시 4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아침 7시에 집을 나왔다. 아내와 나에게는 새벽같이 느껴지는 시간에 일어나서 아침으로 피자 식빵을 간단히 먹었다. Lyon Part Dieu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 평소에는 20분마다 운행을 하나, 평일 아침에는 10분마다 운행을 하는 관계로.. 7시 40분 버스를 탔다..

공항에 도착하니 시간은 8시 25분.. 평소 35분 거리인데 아침 출근 시간과 맞물려 조금 늦어 졌다. 바로 easyjet을 타는 터미널 3을 찾았으나, 찾기 힘들었다. 터미널 1을 끝까지 가로 질러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 밑으로 가서 밖으로 나가면 간이 건물이 있고, 그게 터미널 3인 줄 어떻게 단번에 알 수 있을까?

10여분을 헤매고 터미널 3에 들어서니 시간은 8시 45분. 우리는 온라인으로 먼저 Check In을 하여 보딩패스를 출력해 왔기 때문에. 바로 보안게이트를 통과하고 탑승게이트 앞에 도착을 했다. 이 때 시각이 9시 5분이었다..

보통 저가항공사는 정시 출발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다. 그리하여 손님을 정시에 도착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Check In 하는 순서로 A,B,C,... 그룹으로 나누고, 그 순서대로 탑승을 하며, 탑승하는대로 원하는 자리에 앉는다.

그래서 보통은 30분 전에 탑승게이트가 열리는 데, 우리 비행기도 예외 없이 9시 15분에 바로 열렸다. 우리는 온라인 체크인을 한 결과 A그룹이었고, 추가요금을 내고 Speedy Boarding 을 하는 사람 바로 뒤에 탑승할 수 있었고, 비교적 앞자리의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참고로 로마의 Ciampino 를 가는 사람들에 한 마디를 덧붙이자면, 무조건 오른쪽 자리 창가에 앉기를 권한다. 로마 남동쪽에 있는 Ciampino 공항은 활주로는 이착륙시에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이용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착륙시에 오른쪽으로 로마시내의 대표적인 유적지 - 콜로세움, 빅토리아 엠마뉴엘 2세 기념관, 바티칸 시국, 포로로마노, 천사의 성 등 - 를 비행기 내부에서 한 눈에 감상을 할 수 있다.

어째든 우리는 그런 정보 없이 우연히 오른쪽에 앉았다가 그런 좋은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기분좋게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시간은 11시 5분이었다. 미리 조사한 정보로는 11시 20분에 Metro A - Anagnina 역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여 다급하게 공항을 빠져 나갔으나, 정시는 커녕 11시 35분에 출발했다. 그리고 지하철 역에 도착했을 때는 11시 50분이었다.

우리의 호텔은 그 역에서 시내 반대 방향으로 2km 버스 타고 가야 하는 곳이라, 1일 교통 티켓과 버스 정거장을 살피느라 정말 *잠시* 내가 가지고 있던 디카에 신경을 못 쓰고 있었는데.. 그 사이 우리의 디카는 도난을 당했다. [각주:1]

이 점은 할 말이 많지만, 정말 1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내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훔쳐 간거라, 한동안 로마에 대한 첫 인상이 안 좋아지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액땜을 한 거라 생각을 하고, 그 뒤부터 참 편한 여행을 했다. 호텔 금고에 모든 귀중품을 두고, 청바지 주머니에 몇 십유로 정도만 넣고, 작은 가방에 여행 정보와 물만 넣고 돌아다니는데,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로마 한복판을 다니면서 더 이상 도난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그리고 사진 찍는 시간에 눈으로 마음에 담으면서, 여행의 참 의미를 다시 느낀 것 같다..

어째든 디카 도난의 충격 속에서 어떻게든 호텔은 가야기에, 힘겹게 호텔을 찾았다. 버스를 어디서 내리는지 몰라서 몇 번씩 지도를 확인해 가며, 타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결국 1시가 되기 전에 호텔에 무사히 도착하고, 아내와 나는 기절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배고파서 로마 시내로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시내에 가는 김에 내일부터 3일간 이용할 Roma Pass도 구입도 하고, 간단하게 시내 구경도 좀 하고.. 그리고 아침꺼리도 좀 사오기도 했다. 그렇게 결정하고, 호텔을 떠난 시간 오후 2시..

먼저 Termini 역까지 오고 나니, 오후 3시. 그러나 우리는 Roma Pass 를 구입하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24번 플랫폼에서 가까운 곳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절대 찾을 수 없었다. Information Center는 전부 열차에 관한 것들만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게 20여분을 헤매고 나서야, 우리는 로마패스를 구입할 수 있었다.

왜 이 로마패스에 집착을 했을까? 그것은 20유로짜리로서 박물관 패스와 교통 패스가 들어 있는 것이다. 박물관 패스는 첫 2개의 유적지 혹은 박물관에 무료로 입장을 할 수 있으면 3번째 부터는 할인된 가격에 입장을 할 수 있고, 교통 패스는 3일간 버스, 지하철, 트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이 패스를 가지고 3일간의 교통 (11유로), 보르게세 박물관 (13.5유로), 콜로세움+팔라티노 언덕+포로 로마노 (11유로) 그리고 천사의 성 (2.5유로 할인) 을 받아서 본전을 뽑고 남았다.

어찌되었던 3시 30분이 넘어서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았으나, Termini 역에는 그럴싸한 이태리 식당이 없었다. 피자나 파스타를 먹고 싶었으나, 배가 너무 고파서 가까운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각자 세트메뉴 하나씩 먹고 나니.. 오후 4시..

Piazza del Popolo

Piazza del Popolo

다시 몸을 추수려서 시내관광을 가볍게 하기로 했다. 예정대로 뽀뽈로 광장 Piazza del Popolo 부터 시작했다. 여러 큰길이 만나는 곳으로 가운데 있는 오벨리스크는 고대 이집트의 유물인데, 아우구스투스가 훔쳐온 가져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돌려줘야 할 때까 되었겠지만, 그럴리가 없겠지만...

Pincio

Pincio 언덕에서 바티칸을 바라보며

거기서 동쪽으로 언덕이 하나 있다. 이름은 핀치오 Pincio 언덕 이다. 걸어서 5분정도 올라가면 되는 곳인데, 로마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곳 입니다. 서쪽으로는 바티칸과 성베드로 성당이 한 눈에 보이고, 남쪽으로는 판테온 신전과 빅토리아 엠마뉴엘 2세 박물관 그리고 남서쪽으로 천사의 성이 펼쳐진다. 로마에서 전망이 좋은 곳이 몇 군데 있습니다만, 여기가 그 중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Piazza di Spagna

Piazza di Spagna

거기서 남쪽 내리막 길을 따서 10분 쯤 걸으면 트리니티 성당 Trinita Dei Monti 이 나온다. 이 곳은 스페인 계단의 상단부에 있는 성당으로 바로 스페인 계단의 원래 이름이 <트리니티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었다는 사실에서 스페인 계단보다 먼저 있던 곳 이다. 암튼 성당에서 그 유명한 스페인 광장으로 내려가기 위해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페인 계단을 밟아 보았다. 그냥 계단인데 참 사람 많더군. 생각보다 스페인 계단은 크지 않았고, 스페인 광장 역시 넓지 않았다. 역시 영화의 힘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 광장 근처에는 스페인 대사관이 있다. 그래서 이름이 스페인 광장으로, 스페인 계단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또한 그 유명세 때문인지,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근처에는 명품관이 많이 들어서 있는데,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지.

Fontana di Trevi

Fontana di Trevi

다시 발 길을 돌려 트레비 분수 Fontana di Trevi 를 찾으러 갔는데, 이곳을 찾지 못해서 한참을 헤맸다. 우리가 얼마나 못 찾았는지, 처음 출발한 스페인 광장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했으니.. 쿨럭.. 그래도 어떻게 찾아가서 시원한 분수에서 땀을 식혔고, 아이스크림도 하나사서 먹었다.

그리고 7시쯤 대충 먹거리를 사서 호텔에 들어가기로 하고, 나올 때 봤던 호텔 근처에서 봤던 Cityper 라는 대형 마트에 가서 과일과 음료 그리고 시리얼을 샀다. 다행히 이탈리아 물가가 프랑스보다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과일이 싸더군.

그렇게 들어와서 프랑스에서 가져온 컵라면과 과일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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