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우리 가정에 귀한 딸, 신유라 양이 태어났습니다. 지금부터 남편의 입장에서 바라본 출산 후기를 적어 보겠습니다.

사실 병원에서 알려준 출산 예정일은 2월 20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계산해 본 바에 의하면 그것보다는 일찍 태어나야 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출산예정일과는 별개로 일주일 전 부터 출산 대비를 했고, 실제로 조금 일찍 태어났네요.

2월 14일 오전. 아내가 이슬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출산의 징후 중에 하나인데, 양수와는 다르게 끈적거리는 액체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이슬이 보이고 24시간에서 72시간 이내에 출산을 한다고 해서 이 때부터 긴장 모드에 들어 갔습니다. 초보 예비 엄마와 아빠가 혹시나 이슬과 양수를 구별 못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걱정을 조금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2월 15일. 아내가 조금씩 진통을 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주기는 몇 십분. 그래서 일단 저는 학교에 갔습니다. 미팅도 하고 세미나도 하고.. 조금 늦은 7시에 귀가를 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2시간 전부터 5분 간격으로 진통이 있다고 말합니다. 병원에서 5분간격으로 진통을 하면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 했거든요. 근데 이때부터 저녁을 해 먹고 여유있게 9시에 병원으로 출발을 합니다.

지하철 역에서..

진통의 강도 역시 그렇게 쎄지 않아서 - 아내의 표현으로는 생리통보다 약했다고 - 택시가 아닌, 지하철과 트람을 타고 30분 만에 병원에 도착을 합니다. 여기서 부터 남들과 다르게 순산의 징조가 보였습니다. 사실 너무 아프지 않아서 이게 진짜 진통이 아닐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병원에 갔습니다. 만약 가짜라면 병원에서 다시 돌아와 집으로 와야 했었겠지요. ^^

암튼 9시 30분 도착을 합니다. 우리를 도와 말을 통역해 줄 친구 부부도 그 때 쯤 도착합니다. 병원에서 접수하고 10시 쯤 아내가 내진을 위해 병실로 갑니다. 내진 결과 자궁이 3cm 정도 열렸다고 합니다. 몇 시간 있으면 아기가 나온다고 하는군요.

진찰실에서..

11시 30분. 무통 분만을 하기 위해 척추에 마취 주사를 놓았습니다. 30분 가량 걸렸습니다. 이 때 자궁은 4cm 정도 열렸다는 군요.

2월 16일 자정. 분만실로 옮겼습니다. 이 병원에서는 분만 대기실이 따로 없고 바로 분만실에서 보호자와 함께 대기를 하다가 출산을 하고 2-3시간 가량 더 있다가 병실로 옮기더군요. 분만실에 미리 들어와서 낯설은 환경에 적응하게 하는 시스템이 좋더군요.

분만실에서..

분만을 촉진하기 위해서 양수를 터트렸습니다. 이미 마취상태라 그렇게 아프지 않다고 하더군요.

새벽 1시 30분. 내진 결과 7-8cm 가량 열렸다는 군요. 이제 2시간 내에 분만을 시도 할 것이고, 최대 30분 정도 진행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새벽 2시 40분. 아내가 감각이 조금 다시 돌아오는 것 같아서, 마취약이 적게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되어, 간호사가 미리 지시한데로 마취제 소량 추가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마취기운이 떨어져서 감각이 돌아온 게 아니라, 원래 무통분만은 배와 허리쪽의 감각만 없애주는 것이고, 자궁이 열려서 생기는 감각은 유지되는 것이더군요. 간호사가 들어와서 다시 내진을 했습니다. 자궁이 10cm 전부 열렸습니다.

새벽 3시 10분. 간호사들이 분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머리카락이 보이더군요. 자궁수축이 있을 때 호흡을 들어마시고 강하게 밀어내라고 했는데.. 이렇게 3번 쯤인가 하니까, 아이의 머리가 보이더군요. 그리고 산모를 진정시키고, 목을 빼고, 다시 어깨 뺄 때 살짝 밀어내고, 그 다음에 아이가 나왔습니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새벽 3시 17분. 태줄을 잘랐고, 공식적으로 신유라 양이 태어났습니다.

출산 직후에..

새벽 5시. 아기 몸무게 재고, 머리 감기고 옷 입히는 동안, 아내는 병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입원실에서..

아기와 함께..

저는 아침까지 병실에서 있다가, 세미나 때문에 학교 갈 일이 있어, 겸사겸사 집에 들려서 아기와 아내의 옷을 챙겨 병원으로 돌아왔고, 아내와 아기가 퇴원할 때까지 집에서 자고 병원으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출산 후기입니다. 이제부터 퇴원 전까지 사진 구경 하시죠.

환자복에서 평상복으로 갈아있고..

Yurah / 2010년 2월 16일 생 / 3.110kg / 50cm / 205호

두두 인형과 함께..

엄마와 함께..

아빠의 자상함(?)

아빠 주먹만한 얼굴

유라가 태어난 Saint Joseph - Saint Luc 중앙 병원

유라 얼굴은 아빠 얼굴의 1/n

유라의 엄마와 아빠

입원실에서 보이는 야경

멀리 Fourvière 사원도 보임

눈을 뜬 유라

다른 곳을 보는 유라

입원실 (1인실)

아기의 차트

귀여운 공주님

퇴원 준비 중

집에 도착해서..

더 많은 사진은 Picasaweb 에 올려 놨습니다.

http://picasaweb.google.com/ensual/YurahSBi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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